6월의 가족 2019년
푸르른 6월에 CIDA에서 소개할 가족은 “키엣”과 박해와 어머님 가족입니다.
“안녕하세요~ 제 아이는 2016년 여름에 태어난 귀여운 남자아이, 키엣입니다.
친정, 시댁을 포함한 저희 모든 가족들의 여러 불협화음 속에서 키엣이 태어나고, 이 아이가 2년 후 발달장애 진단을 받은 이후에서야 우리 어른들은 얼마나 어리석게 살아왔는지를 스스로 깨닫게 되었습니다. 키엣은 우리 가족들을 온전히 하나가 되도록 해 주었고, 저희 어른들은 이제서야 우리 앞에 마주한 지금의 모든 것들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를 깨닫게 되었지요. 김지영 선생님께서 CIDA VAP 프로그램에서 당신의 아이가 시금석과도 같은 존재임을 깨달았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키엣 역시 저희 가족에게는 우리가 제대로 살고 있는지, 또한 어떻게 살아야하는지에 대해 스스로 자문할 수 있는 기회를 준, 너무나 소중한 아이랍니다.
키엣을 키우면서 사실 저도,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있을까? 내가 뭔가 잘못했던 걸까? 하며 스스로 고통을 주곤 했었습니다. 얼리인터벤션을 시작하게 되며 테라피를 받는 와 중에도, 아이의 공격적인 혹은 자해적인 행위가 한동안 줄어들지 않아서 이머전시룸을 자주 드나들곤 했었지요. 한 번은 무릎의 뼈가 부러져서 고통스럽게 다리를 끌며 기어다니면서도 아프다고 표현조차 할 수 없는 아이를 보며, 저는 그저 아이를 꼬옥 안고 ‘죽지 말고 살아만 있어라. 그러면 엄마가 어떻게든 너를 업고서라도 이 세상 앞으로 벅찬 마음으로 살아갈게.’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 이전에는 다른 사람의 그 어떤 고통도 공감해 줄 수 없을 정도로 저만의 문제로 압도되어 있었던 저였지만, 그 이후로는 우리 아이는 우리 아이 자체로만 보이기 시작했고 다른 사람들의 행복/불행을 제 기준으로 측정하고 스스로 상처주는 일을 그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키엣의 누나인 마수리가 키엣의 테라피 스케줄에 맞추어 많은 것을 포기하고 또 사랑에 굶주린 얼굴로 저를 쳐다볼 때면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답니다. 하지만 우리 가족은 매일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제보다는 오늘이 행복할 때도 있고, 즐겁지 않은 하루를 보냈더라도 기대해볼 수 있는 내일이 있어서 행복합니다.
CIDA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그동안 아이를 서포트해주기 위해 시작한 여러 공부들이 개울가에 가서 참방참방 물놀이하는 정도의 행복감을 주었다면, CIDA는 깊이를 알 수 없는 깊고도 맑은 바닷물로 제 온몸을 따듯하게 휘감아 주시네요. 이 기쁨을 좀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제가 가교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CIDA에게 바라는 점은 없고 그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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