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가족 2018년

김지영 박사와 아들 종남군

이번호에서는 김지영 박사와 아드님 김종남군의 특별한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김지영 박사는 현재 교육전문인으로 CIDA와 함께 일하고 계십니다.

Q1: 아드님 김종남군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A: 종남이는 음악을 좋아하고 사람들과의 만남을 좋아하는, 25세 복합장애인 (multiple disabilities)입니다. 어릴 적 뇌손상으로 인해, 3세 수준의 지적장애 (Intellectual disability)와 간질 (seizure disorder), 경도 뇌성마비 (mild cerebral palsy) 등의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3세 아이와 같은 순수한 마음과 맑은 눈을 가진 사랑스러운 아이입니다. 종남이는 사람들을 좋아해서 항상 먼저 다가가서 악수를 하기 때문에, 학교에 다닐 때에는 건물 안의 모든 사람들이 종남이를 알고 반갑게 인사를 할 정도였습니다. 현재는 K-12 과정이 끝나서 엄마와 함께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지금도 병원을 가거나 밖에서 사람들을 만나면 처음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자기 집으로 오라고 초대를 할 때가 많습니다. 종남이는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을 좋아해서, 자신을 경찰, 의사, 가수, 목사님이라고 소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느덧 25세로 성장한 어른이 되었어도 여전히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사람들과 세상을 대하는 종남이를 보면, 부모인 저 역시도 어른이 되어 갈 수록 잃어버리기 쉬운 동심과 순수함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이 부분은 오직 종남이만이 가르쳐 줄 수 있는 인생의 교훈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Q2: 지금 김종남씨나 가족들에게 어떤 부분이 어려운 점이신가요?
A: 현재 가장 어려운 점은 영주권 문제입니다. 몇 년 전에 온 가족이 영주권을 신청해서 다 받았는데, 변호사의 반복된 실수 때문에 종남이만 영주권이 거절되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지금은 이민국이 종남이의 영주권을 재심사하는 중이지만, 고등학교 프로그램을 마치고 5년이 되어가는 지금까지 엄마인 제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종남이를 24/7집에서 돌보고 있습니다. 영주권이 없으면 미국에서는 장애인에게 주어지는 모든 서비스와 프로그램을 받지 못하게 되는데, 그 부담을 고스란히 장애인 부모와 가족이 떠안아야 한다는 현실을 5년째 직면하고 있어서 온가족이 많이 지쳐있습니다. 빨리 영주권이 승인되어서 종남이는 물론, 다른 가족들도 좀 더 독립적인 생활을 찾을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Q3: 지역사회에 바라시는 점은 무엇인가요?

A: 아이가 K-12 의 학교 시스템에 있을 때에는 학교가 세상의 전부처럼 지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커서 21세가 지나 학교 과정을 마치고 나니, 이제는 ‘진짜 세상’으로 나온 것 같습니다. 앞으로 우리 종남이가 살아야 할 세상은 12년의 학교과정보다도 훨씬 더 길고, 훨씬 더 복잡하고, 훨씬 더 어려울 것 같다는 사실이 피부로 느껴집니다. 아이가 어릴 때에는 학교 선생님이나 부모인 제가 울타리 역할을 해 주었다해도, 이제부터는 종남이가 스스로를 보호하고 혼자서 해야하는 일들이 점점 더 커지게 되겠지요.
어쩌면 이제 장애인 부모로서의 제 역할은 아이가 살아야 할 ‘지역사회’를 ‘장애인이 살기좋은 세상’으로 만드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것은 내 아이만 잘 키우면 되는 문제가 아니라, 내 아이와 같이 연약한 다른 사람도 이 사회에서 무시당하지 않고 함께 잘 살아갈 수 있는 ‘지역 문화’를 만들어 내는 일인 것 같습니다. 종남이가 살아가야 할 뉴욕이라는 지역사회가 모든 장애인과 그 가족들이 좀 더 독립적이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과 성숙한 태도를 갖춘 곳이 되길 바라고요. 이를 위해 한인 장애인 가족들이 함께 목소리를 내고 힘을 합쳤으면 합니다.

Q4: CIDA에 바라시는 점은?

A: CIDA를 알게된 지는 정말 얼마 안되었는데, 한인 장애인 가족들에게 꼭 필요한 단체라는 생각이 들고, 그만큼 기대도 많습니다. 첫째로는, CIDA가 뉴욕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 장애인 가족들의 목소리와 힘을 모으는 통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장애아이가 커 갈수록 가족 혼자서는 아이를 책임질 수가 없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사회가 장애아와 그 가족들의 필요를 함께 책임질 수 있으려면 장애인 가족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하고, 특별히 소수민족들이 원하는 부분에 대해서 들을 수 통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뉴욕을 포함한 미국 내 여러지역에서 장애아를 돌봐주는단체는 많이 있지만, 특별히 한인 장애인 가족을 교육하고 함께 연대시키는 단체는 없는 것 같습니다. CIDA가 ‘한인 장애인 가족 연대’를 위한 역할을 감당하면 좋겠습니다. 둘째로는, CIDA가 장애인 부모가 학교나 정부 서비스에만 의존하지 않고, 전문가 못지않은 지식과 경험으로 아이를 잘 양육할 수 있도록 계속 힘써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미 CIDA에서 노력하고 계시지만, 장애아 가족 전체 (부모, 장애아 뿐만 아니라, 비장애 형제/자매들까지)의 역량을 키우는 일이 계속 확장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는, CIDA가 표명하는 것처럼, 장애 아이들이 지역사회에 성공적으로 통합되기 위해 (Community Inclusion) 장애아 가족과 사회를 연결하는 중요한 일을 잘 감당할 수 있기를 바라고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 If you wish to share your family stories, please contact CIDA at 718-224-8197.